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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발견

카모메 식당

by iamlitmus 2009. 3. 11.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배우: 예쁘지는 않지만, 개성있는 중년 여성들
'핀란드'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일까. 자일레톨, 사우나, 백야, 세금은 세지만, 복지좋은 나라, 디자인 강국, 연어요리..
향수병에 걸린 이들을 위한 것이 아닌, 일상적인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카모메 식당'(카모메-갈매기란 뜻. 핀란드 갈매기는 무척이나 뚱뚱하다.)을 차린 여주인공과 만화주제가를 알고 있다는 이유로 함께 하게 되는 중년의 여인, 그리고, 항공사의 실수로 짐을 잃어버린 또 한명의 중년여인이 메인 인물이고, 이 외 핀란드 청년과 중년 핀란드여인 등도 살짝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눈부시게 밝고 깨끗한 주방과 북유럽 특유의 디자인으로 채워진 식탁과 의자들이다. 닦고 또 닦고, 배우들의 손에는 항상 마른 수건이 쥐어져 있고, 다양한 손님들을 위한 요리 또한 깍듯한 일본식 인사처럼 군더더기없다. 처음 보는 이에게 살짝 미소를 지어보이는 여주인공의 낙천적 예의바름을 닮고 싶다. 감독을 비롯하여 등장 인물들 대부분이 여자들인지라 어떻게보면 페미니스트적일 수도 있고, 일본영화답게 큰 사건없는 스토리라인이 지루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막장드라마에 지친 관객들이라면, 아름답고 조용한 핀란드의 일상에 녹아들어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영화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