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의 발견98

발리에서 잠깐 살아보기 - 10일째 옆집 아이 울음소리로 아침을 맞이하는 것이 정상적인 걸까. 정말 울어도 너무 운다. 어제는 수영장에서 잠깐 만났는데,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렇게 예쁜 애가 왜 우는거니? 물었더니, 뚝 그치더만. 낯도 안가리고, 방긋방긋 잘만 웃더니, 도대체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오늘은 바이크를 타고 좀 더 멀리 가보기로 했다. T를 뒤에 태우고 동네 한바퀴를 돌아 속도감을 익혔다. 아무래도 혼자 탈 때보다 힘이 두배로 들어가니 어깨와 팔목이 저릿저릿하다. 어찌나 겁이 많은지, 바짝 붙어 앉아 있는 탓에 정지했다가 출발할 때마다 헬멧이 부딪히는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더 더워 미칠 지경이다. 매연과 땀까지 뒤범벅되니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다. 꾸따와 누사두아 방향으로 갈라지는 큰 오거리까지 60킬로 속도로 달리는 동안 맹.. 2010. 11. 18.
발리에서 잠깐 살아보기 - 9일째 옆집 아기가 또 운다. 3-4살 정도 되보이는 여자아이를 처음 복도에서 만났을 때 너 정말 귀엽구나.했었지만, 너무 자주 우는 것이 문제다. 오늘도 눈부신 날씨다. 더위가 가실 즈음 즈음 스쿠터를 시운전해봐야겠다. 그나저나 오전이 지나도록 인터넷을 연결해주기로 온 기사도, 따로 연락을 주기로 한 다람쥐 처녀에게서도 연락이 없다. 전화를 걸어볼까 하다 만만치않은 로빙서비스 비용이 떠올라 문자를 보냈다. 그나저나 빨래를 하기 위해서는 대야가 필요한데. 사기로 된 빈 화분을 이용하자니 깨뜨릴까봐 겁나고, 무거워서 옮기기가 힘들다. T가 욕실청소 팁을 알려주는데, 변기 옆에 있는 호스를 이용하란다. 동남아지역에서는 볼일을 본 후 휴지대신 미니샤워기로 마무리를 하는데, 이곳에도 그것이 있다. 단, 수압이 쎄서 비.. 2010. 11. 17.
발리에서 잠깐 살아보기 - 8일째 밤새 비가 많이 왔었는지 테라스 바닥과 건조대에 널어놨던 타올도 몽땅 젖어버렸다. 그 와중에도 언제 그랬냐는듯 이내 햇살이 쏟아져 내린다. 건조대 위치를 바꿔놓고 거실에 앉아 바깥을 바라본다. 11시에서 3-4시까지는 기온도 높고, 따가워서 외출하기가 겁난다. 썬크림을 열심히 발랐는데도, 양쪽 팔에 주근깨가 선명하게 올라오고 있다. 인터넷 연결을 해주기로 한 다람쥐 처녀로부터 연락이 없다. 점심무렵에는 연결될 줄 알았는데, 무작정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어 일단, 자전거를 타고 동네한바퀴 돌아보기로 한다. 걸어서 30여분 걸리던 슈퍼까지 단 10분만에 주파했다. 왕복 1차선이라고는 해도 자동차와 버스, 오토바이가 함께 다니는 길이다보니 자전거를 타는 것은 위험하기 그지없다. 역시 오토바이가 절실하다. 방.. 2010. 11. 13.
발리에서 잠깐 살아보기 - 7일째 어제는 그렇게 쏟아 붓더니, 오늘 아침에는 쨍쨍하다. 매일 택시를 타고 다닐 수는 없고, 그렇다고 걸어다니기에는 힘든 기후이니, 오토바이를 빌리기 위해 렌탈샵에 들렀다. 외국인이라고 제대로 바가지 씌울 참인지, 2주동안 빌리는데도 1일 렌트가격 그대로 달라고 한다. 이래저래 가격을 흥정해서 하루 5천원정도로 결정했는데, 뜬금없이 먼저 돈부터 내라고 한다. 무의식중에 낼 뻔했지만, 퍼뜩 정신을 차리고 바이크부터 먼저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밖에 세워져 있던 몇 개중 가장 낡은 바이크를 보여주는데, 자그마치 33만 킬로가 넘는다. 이건 싫다, 다른 물건을 보여달라고 했더니, 점원은 보스한테 전화를 걸어 보겠다고 한다. 잠시 후, 못된 시어머니처럼 생긴 여자가 왔는데, 보스 와이프라고 한다. 그녀는 거만한 표정.. 2010.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