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의 밤> 폴 오스터
한때, 폴 오스터의 소설에 빠진 적이 있었다. 빠른 스토리 전개와 다양한 인물들이 엮어내는 기괴한 사건들, 차원을 넘나드는 상상력은 마치 내 손에 책이 달라 붙어 있는 것 같은 마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출판사의 잇속을 드러낸 기대이하의 몇몇 작품들이 연이어 출간되면서부터 내 관심밖으로 밀려나고 말았다.(하루키가 그랬고, 최근에는 나쓰메 소세끼가 함부로 다뤄지고 있다. 류의 책은 놀라울만큼 자주,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신탁의 밤'은 오랜만에 접하는 제대로 된 폴 오스터의 소설이다. 과거, 현재, 미래가 맞물린 시간적 공간에서 과거 속의 현실이 미래를 암시하고, 자신은 깨닫지 못하고 있지만, 분명히 알고 있는 사실들이 짧은 시간동안 연이어 일어났을 때, 과연 주인공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
2007.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