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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조지 오웰 인도 벵골에서 태어난 조지 오웰은 버마의 경찰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식민지 생활에 대한 죄책감과 회의감으로 인해 작가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파리로 돌아온 그는 벌레들이 줄지어 다니는 좁고 더러운 방과 며칠동안 굶는 것이 예사인, 가장 하층민의 생활을 하게 된다. 주위에는 온통 가난한 사람들뿐이지만, 나름대로의 철학을 지닌 괴짜들을 관찰하게 되는 귀중한 경험이 된다. 러시아 퇴역 장교출신인 보리스와 함께 취직한 X호텔의 접시닦이 생활은 그가 택할 수 있는 직업 중 가장 밑바닥 수준이었지만, 다른 어느 곳보다도 보이지 않는 위계질서가 철저하게 지켜지는 세계였다. 가난이 선물해준 냉혹한 현실속에서 그들은 서로에게 욕설을 내뱉고 밥먹듯이 사기를 친다. 빵과 포도주를 사기 위해서 당장 입을 옷 한벌만 빼.. 2007. 3. 26.
<책 한권으로도 모자랄 여자 이야기> 유동영/허경민 얼마전 6세 아이를 외딴 섬에 데려가 44년간 노예나 다름없는 머슴살이를 시킨 남자가 구속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실제 같은 섬에 살고 있던 주민들은 뭐 그런 일 가지고 그러냐는 듯 심드렁한 반응을 보여 더더욱 놀란 적이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40여년전 당시에는 이런 일들이 너무나 흔한 일임을 알 수 있다. 쌀밥은 커녕, 감자라도 먹고 살면 그나마 나은 축에 들던 시기에는 동냥질을 하거나 잘 곳 없어 이리저리 배회하는 이들을 데려다 재워주고 먹여주는 대신 일을 시켰다고 한다. 일단, 한 입이라도 줄이는 것이 가장 우선시되었고, 약초와 나물을 캐고 나무를 해다 나르는 여자의 노동력이 필수였던지라 쌀밥 먹게 해준다는 말에 보따리 지고 따라나서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가난했다.. 2007. 3. 26.
<신탁의 밤> 폴 오스터 한때, 폴 오스터의 소설에 빠진 적이 있었다. 빠른 스토리 전개와 다양한 인물들이 엮어내는 기괴한 사건들, 차원을 넘나드는 상상력은 마치 내 손에 책이 달라 붙어 있는 것 같은 마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출판사의 잇속을 드러낸 기대이하의 몇몇 작품들이 연이어 출간되면서부터 내 관심밖으로 밀려나고 말았다.(하루키가 그랬고, 최근에는 나쓰메 소세끼가 함부로 다뤄지고 있다. 류의 책은 놀라울만큼 자주,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신탁의 밤'은 오랜만에 접하는 제대로 된 폴 오스터의 소설이다. 과거, 현재, 미래가 맞물린 시간적 공간에서 과거 속의 현실이 미래를 암시하고, 자신은 깨닫지 못하고 있지만, 분명히 알고 있는 사실들이 짧은 시간동안 연이어 일어났을 때, 과연 주인공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 2007. 3. 26.
<파리에 간 고양이> 피터 게더스 출판인이자 시나리오 작가, 소설가인 피터 게더스의 인생 자체를 완벽하게 바꿔놓은 고양이 노튼과의 공생기. 노튼은 귀가 접힌 스코티쉬 폴드종이다. 두툼한 발과 큼직하고 동그란 얼굴은 여느 고양이들처럼 무심하고 새침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노튼은 여느 고양이들과 다른 명민함을 지닌 특별한 고양이다.(모든 고양이 주인들은 자신의 고양이를 특별하다고 여기기는 하지만) 잡지에 딸려오는 부록처럼 그와 함께라면 어디든지 함께 하는 노튼은 사랑을 믿지 않던 뉴요커의 건조한 일상을 따뜻하고 재밌는 놀이동산으로 바꾸어 놓게 된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누구라도 노튼의 끈질긴 유혹에는 당해 낼 재간이 없다. 주인과 함께 전세계를 누비며, 차근차근 자신만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노튼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이 회색 고양이의 머릿속.. 2007.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