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의 발견254

문창과 수업 발표 이제까지 꿈꿔왔던,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순간을 묘사하시오. 그는 아직도 깨어나지 않고 있다. 새벽녘이 되어서야 들어온 그의 얼굴은 몹시도 지쳐보였다. 매달, 마감을 치룰 때마다 그는 힘겨워했다. 그러나 동시에 기꺼이 행복해했다. 정오가 훨씬 지난후에야 그는 모습을 나타냈다. 언제나 단정하게 손질되어 있던 그의 머리는 제멋대로 헝클어져 있었고, 몹시도 구겨진 파자마는 그의 잠버릇을 짐작케 했다. 그는 거실에 앉자마자 TV스위치를 켠다. 기계치인 그에게 유일하게 친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TV 리모컨이었다. 그는 쇼핑 채널도 좋아한다. 아마도 그는 쇼핑호스트들의 능수능란한 언변에 놀아나는 유일무이한 남자일 것이다. 그는 배가 고프다고 했다. 뜨거운 것을 싫어하고 신김치만 좋아하는 그의 식성을 맞추기란 .. 2007. 3. 26.
9월28일 학교가는 버스를 탔다. 운전기사가 앞차 기사와 통화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차에 못 내린 어린애가 타고 있다는데..혹시 있어?' 전화를 끊고 난 기사는 뒷좌석에 앉아있던 한 여인에게 다시 한번 재차 확인을 했다. '아줌마..진짜 아이가 안 내린거 맞아요? ' 그때, 한 아이가 앞으로 튀어나와 기사에게 매달리듯 질문을 했다. '아저씨..다리미테서..내리려면..어디서 ..여기서..내려야..하나요..' 어눌한 그 아이의 말투는 언뜻봐도 정상이 아님을 말해주었다.엉거주춤 일어난 여인도 뒤따라서 무슨 말인가를 하는 것 같은데, 운전기사가 신경질을 내기 시작하자 너무나 당황한탓에 더더욱 말을 더듬어댔다. 기사는 차를 세운뒤 그들을 내리게 하고는 황급히 차를 출발시켰다. 뒤이어 버스안의 사람들이 들으라는 듯이 떠.. 2007. 3. 26.
인터뷰 마침 집에 온 사촌동생에게 평소 궁금했었던 질문을 던졌다. 그녀는 현재 내과 전문 간호사이다. 1. 병원에 갈 때마다 느끼는 건, 대부분의 간호사들은 불친절하다는 것이다. 아예 환자의 얼굴도 쳐다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답변: 환자수가 적은 병원일 경우엔 좀더 신경써줄 수도 있다. 하지만, 환자수가 너무 많으면 일일이 대응하기 곤란하다. 또한, 한번 대답해주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고, 다음에 찾아왔을 때 그 간호사만 찾는 경우가 발생한다. 즉..귀찮아 진다는거다. 어쩔 수 없다. 2. 분명히 대기순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온 환자가 먼저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진짜 화난다. 답변: 환자들이 가장 많이 불평을 하는 부분이다. 대부분 예약 환자일 경우 우선권이 있다. 또한, 안면이 있는 환자일 경우 .. 2007. 3. 26.
문창과 실기과제 k는 커피자판기 앞에 섰다. 익숙치 않은 자판기 얼굴이 성큼 다가왔다. 쏟아져 내린 원두 더미 한가운데, 크림 빛 커피 잔이 놓여져 있다. 블랙인 듯 싶은 커피 사진에서는 몇 가닥의 연기가 그어져 있다. 그러고 보니 커피 향이 나는 듯도 싶다. k는 바지 주머니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몇 개의 동전을 움켜쥐었다. k는 그 중의 한 개를 주입구에 밀어 넣었다. 미끄러지듯 빨려 들어간 동전은 가벼운 마찰음을 냈다. 아무런 변화가 없다. k는 한 개의 동전을 더 밀어 넣었다. k의 손가락을 떠난 동전이 어딘 가로 떨어졌음에 틀림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반향이 가시기도 전에 일순간 모든 버튼에 불빛이 비쳐들었다. k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첫 번째 버튼을 힘껏 눌렀다. 버튼이 제자리로 돌아오기도 전에 '딸깍'하.. 2007.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