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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발견254

저 여자 안좋아하는데요 친구들이 자신의 여자친구를 보여줄때마다 가장 두려워하는 이는 바로 나다. 그들이 잊고 싶어하는 기억을 주르르 꿰어 차고 있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저 여자 안 좋아하는데요. 라고 말하면 십중십십 눈을 크게 뜬다. 아니, 여자를 좋아한다고 말하는것이 더 웃긴 일일진데, 왜들 그리 진기해하는지 모르겠다. 남자도 마찬가지지만, 동성도 선호하는 타입이 있게 마련이다. 난 강인한 여자를 좋아한다. 어렸을때는 화장실갈때 왜 손을 꼭 부여잡고 같이 가야 하는지를 (심지어는 같이 들어가기도 한다.) 이해할수 없었다. 혼자서 영화를 본다거나 지나가다 식당에 들어가 1인분을 주문하는 것은 있을수도 없는 일이라고 여기는 여자는 일단 제외. 툭하면 쓰러지거나, 쥐나 .. 2007. 3. 26.
짦은 외출 동네에 대형 갈비집이 오픈했다. 지상 4층의 휘황찬란한 조명에 명가임을 알리는 대형간판, 쉴새없이 드나드는 자동차의 행렬이 끊이질 않았다. /오픈 기념으로 갈비탕이 3천원이라더라. /그래? 그럼 식구끼리 가지뭐. 일찍 들어올께. 외출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날이 훤할때 들어가는 일이 거의 없던 탓에 중간에서 내려 교보문고에 들렀다. 한참동안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책을 보고 있는데 엄마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오늘 외식한다고 했잖아. 왜 안와? 지나가듯 말하는 엄마에게 나또한 가벼운 지청구를 했을 뿐인데 당신은 하루종일 고대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응? 아..지금 들어가는 중이야. 조금만 기다려. /난 점심때 결혼식 갔다와서 배부르니까 너랑 아빠랑 둘이서만 갔다와. /에이..엄마 안가면 나도 안가. 아빠.. 2007. 3. 26.
환상특급 재밌는 이야기 해줄까요? 365일 상습 불면증에다 건망증 최상급인 여자애 이야기. 그녀는 오늘, 최근 한학기 동안 피땀흘려 만든 강의노트를 잊어먹었어요. 국문과, 일본어학과, 영문과 수업내용이 들어있죠. 아시죠? 인문학부 수업은 필기를 제압하는자가 A+ 받는다는거. 금요일 오후까지의 기억이 마지막이었죠. 그녀는 중간고사를 일주일 앞두고 자료구조 필기자료와 프린트물을 통째로 잊어먹기도 했어요. 가뜩이나 못하는 과목주제에 새로 전부 만들어 공부를 했으니 대충 짐작이 가죠? 오늘 아침엔 과후배가 다가와 웬 강의프린트를 내밀더래요. 가만히 보니 자기 이름이 써있는거야. 어디서 났냐고 물으니 화장실 선반에 곱게 놓여 있더래요. 어젯밤 도서관에서 나와 옆에 잠시 두고 손 씻은 뒤 그냥 간거지. 집에 돌아와 다시 강.. 2007. 3. 26.
비밀요원 리트머스 주차장에 내려가는 중이었다. 뒤에서 차 내려오는 소리가 들리는데 느낌이 이상했다. 속도를 줄여야 하는 부분인데도 전속력의 엔진소리인거다. 순간, 검정색 SM5가 쏜살같이 지나갔고 끼익소리를 내며 커브를 돌아 지하2층으로 굴러떨어지듯 내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저게 미쳤나 싶어 한참을 주시하고 있자니, 뒤이어 경찰차가 득달같이 쫒아왔다. 오옷..이것이 바로 말로만 듣던 추격전! SM5는 독안에 든 쥐였고 민중의 지팡이가 용의자를 잡는건 시간문제. 난 그 현장의 목격자가 될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거였다. 그런데, 경찰 아저씨는 지하로 내려갈 생각은 안하고 올라오는 차 운전사에게 탐문을 벌이고 있었다. /여기 지하 몇 층까지 있죠? 어구. 저러다가 놓치겠다 싶어 내가 먼저 지하 2층으로 달려 내려갔다. 용.. 2007.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