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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발견227

카모메 식당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배우: 예쁘지는 않지만, 개성있는 중년 여성들 '핀란드'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일까. 자일레톨, 사우나, 백야, 세금은 세지만, 복지좋은 나라, 디자인 강국, 연어요리.. 향수병에 걸린 이들을 위한 것이 아닌, 일상적인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카모메 식당'(카모메-갈매기란 뜻. 핀란드 갈매기는 무척이나 뚱뚱하다.)을 차린 여주인공과 만화주제가를 알고 있다는 이유로 함께 하게 되는 중년의 여인, 그리고, 항공사의 실수로 짐을 잃어버린 또 한명의 중년여인이 메인 인물이고, 이 외 핀란드 청년과 중년 핀란드여인 등도 살짝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눈부시게 밝고 깨끗한 주방과 북유럽 특유의 디자인으로 채워진 식탁과 의자들이다. 닦고 또 닦고, 배.. 2009. 3. 11.
슬럼독 감독: 대니 보일 출연: 스킨스에 나왔던 아랍계청년 외 수많은 인도인들. 6억원의 상금이 걸린 퀴즈쇼에서 단 한 문제도 틀리지 않은 슬럼가출신의 깡마른 소년은 부정행위의 대한 의혹과 선망과 질투의 시선을 한몸에 받게 된다. 최종 승자를 위한 한 문제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소년은 자신이 어떻게 퀴즈의 답을 알게 되었는지 진술하게 된다. 영화 초반, 인도의 빈민가 골목사이를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쉼없이 쫒아 다니는 카메라는 인도 하층민들의 고단한 삶을 보여주기에는 너무나 빠르고 역동적이다. 어린 형제들은 가난했지만 참으로 즐거웠습니다.라고 하기에는, 결코 즐겁지 않은, 말그대로 거지새끼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 형제는 조금씩 세상에 녹아들며, 사람을 이용할 줄 알게되고, 죄책감도 느끼지 .. 2009. 3. 4.
내가 '워낭소리'를 보지 않는 이유 워낭소리가 200만 관객을 넘어섰다. 대통령도 봤다. 독립영화의 승리라느니, 삭막한 현대인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느니 미디어에서는 앞다투어 떠벌려댔다. 예상치못한 반응에 감독은 당황했다. 노부부는 산골소녀가 그랬고, 기봉이가 그랬듯이 온갖 협박에 노출됐다. (그래서, 현금대신 선물로 준다는데, 그럼 소를 주려나..) 늙은 소 이야기가 다큐형식으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도, 처음부터 볼 생각은 없었고, 앞으로도 예정에 없다. 동물이 나오는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눈물없이 본 적이 없는 까닭이다. '킹콩'을 보며, 엉엉 울고 앉아 있는 관객은 나뿐이었고, 고양이든, 개든, 말이든, 치타든, 사자든, 하옇튼 동물만 출연했다하면 눈깔이 아파서 볼 수가 없다. 또 다른 이유 하나. 뭐가 하나 떴다하면 우르르.. 2009. 3. 3.
킬러들의 도시 감독:마틴 맥도나 출연: 콜린 파렐, 브렌단 글리슨, 랄프 파인즈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로부터 한시간 거리의 소도시 브뤼즈가 '킬러들의 도시'로 낙점된 이유는 무엇일까. 중세유럽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브뤼즈는 '동화같은 도시'와 '따분하기 그지 없는 빌어먹을 도시'로 극명하게 표현되고 있다. (사실, 단 한번 유럽을 가본 입장이지만, 그 성당이 그것이고, 가로등에 비친 야경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처음에는 감동하지만, 종내에는 어느 나라인지도 구분하기 어렵다.) 어쨌든, 브뤼즈는 아름답다. 높은 종탑에서 내려다보이는, 안개에 싸인 브뤼즈는 몽환적인 분위기마저 자아낸다. 청부살인을 지시한 해리(랄프 파인즈)는 어린 소년을 죽이는 실수를 한 해리에게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도시를 만끽할 수 있는 선의(?)를 .. 2009.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