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발견251 혼자살기 1 - 박지영 독립한지 3개월이 지났다. 밥을 짓는 것처럼 처음에는 '센'기쁨이 있었고, '중간'정도의 익숙함과 어설픈 조울증도 얻었다. 고슬고슬한 밥을 먹기 위해서는 은근하게 뜸을 들여야 하는데, 아직 그 시기는 아닌 것 같다. 계속 오락가락 하는 중. 혼자살기1.을 읽으면서 아. 나랑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이도 있었구나. 그녀도 나처럼 억지로 기운을 차리거나, 고개를 떨구기도 하는구나. 그러면서도 다시 씩씩하게 욕심많은 여자애로 살아가고 있구나. 약간 다른 점이라면, 그녀는 접시나 컵, 생활소품 등을 좋아하고, 난 내 몸을 감싸는 것들을 좋아한다는 것. 혼자 사는 것을 기꺼이 즐길 줄 알고, 사람들을 소중히하고, 훨씬, 아주 많이 어른스러워져야 한다는 흔한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해준 예쁜 포토에세이. 어느새.. 2009. 1. 7.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 기욤 뤼소 '백투더 퓨처'를 보며 품었던 모든 의혹을 감안한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소설. 의료봉사를 떠난 엘리엇은 장애를 가진 아이를 고쳐준 후 아이의 할아버지로부터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황금알약을 얻게 된다. 30년전 사랑하는 여인을 잃었던 엘리엇은 그녀를 구하기 위해 알약을 삼킨다. 나비효과처럼 과거를 바꿈으로서 생길 수 있는 거대한 불확성에 대비해 젊은 엘리엇과 만난 그는 세가지 약속을 다짐한다. 자칫 감상적으로 흐를 수 있는 스토리지만, 시간을 거슬러 과거의 한 순간을 살짝, 아주 살짝 비켜나가게 함으로서 결국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고 끝내버리는 작가의 당돌함이 귀엽다. 굉장히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 같은 주인공들은 운명의 손가락에 매달린 인형처럼 이리저리 빙글거리다 뒤엉키거나 끊어지기도 하지만, 사... 2009. 1. 4. 여자는 두번 떠난다 -요시다 슈이치 20대 초반의 불완전한 남녀의 짧은 만남과 긴 헤어짐을 지나치리만큼 덤덤하게 그려낸 단편집. 11편에서 각각 이별을 이야기하는 남자들은 모두 직업이 없거나 프리터족이며, 미래에 대한 확신은 커녕 자기 한 몸 건사하기도 힘겨워하는 미완성 존재들이다. 이들과 관계를 맺는 여성들 또한 불투명한 자신을 드러냄을 두려워하는 정신적 미성년자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서는 그 누구보다 강한 면을 보여준다.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11편의 만남과 이별은 언뜻 보면 쿨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대중적인 일본소설의 가장 큰 경향인 타인에 대한 무관심과 건조한 관계들을 가장 쉽고 간단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2008. 12. 24. 황금물고기 - 르 클레지오 '예닐곱 살 무렵에 난 유괴당했다.' 라일라가 유괴당했다는 사실은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모티브가 된다. 누군가의 손에 의해 자루에 넣어진 뒤 노파에게 팔려간 라일라의 삶은 언뜻보면 안온한듯 보이지만, 노파의 죽음과 함께 그마저 빼앗기게 된다. 이후 거리의 여자들과 함께 지내게 된 라일라는 거칠고 잔혹한 세상으로 내던져진다. 끊임없는 두려움과 어둠속에서도 자신을 찾기위한 기나긴 여정을 시작하게 된 라일라는 수많은 역경을 겪어내며 자신의 근원지인 아프리카에 다다르게 된다. 라일라는 사고로 인해 한 쪽귀가 들리지 않는 대신, 다른 감각, 즉 타인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극도로 예민하다. 항상 누군가에게 쫒기는 듯하고, 실제로도 그녀에게 위해를 가하는 이들로부터 무방비상태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그녀는 점점.. 2008. 12. 23.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6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