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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발견251

앨리스의 생활방식 - 장은진 칭찬일색인 리뷰에 속아 집어든 책. 결론부터 말하면, 요즘 애들은 이렇게 생각하나. (요즘 작가들은 왜들 이리 어린거야. 역시 제게는 100년전의 소세끼 선생님뿐입니다.만 '피안 지날때까지' 구입만 해놓고 안읽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엄청 예쁜 여자가 있다. 그녀는 사진을 찍는다. 두 남자는 이 여자와 1년동안 계약연애를 한다. K는 가난한 조각가, P는 잘나가는 의사. 1년 뒤 그녀는 자기자신을 선택하고, 배신감에 치를 떨던 두 남자는 그녀의 가족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이후로 그녀는 10년동안 305호 아파트에 스스로를 가둬둔다. 건너편 306호에 이사온 남자는 이웃이라는 이유하나로 그녀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각종 택배를 대신 받아주고, 장을 봐주고, 쓰레기까지 처리해줘야만 한다. 처음에.. 2009. 10. 28.
내가 죽인 소녀-하라 료 요즘 추리소설에 재미를 붙인 탓도 있고, 서평도 좋은 편이라 과감히 구입해서 본 책이다. 그래도 역시 요코미조 세이시만큼 재미있게 쓸 수 있는 작가는 없는 듯. 모든 등장인물을 나열한 뒤 범인이 누구인지 짐작케하는 대부분의 추리소설과는 달리, 결말 한 두 장 남겨놓고, 갑자기 새로운 등장인물을 내세워 이 사람이 범인이야. 자. 이제 자수하시지. 라고 해버리면, 곤란합니다. 유괴사건 용의자에서 인질몸값을 전달하는 입장에 처한 탐정은 헛다리만 짚는 경찰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독야청청 홀로 플레이를 진행해나간다. 인질이었던 소녀가 시체로 발견되는 전반부에서 사건을 빵 터뜨린 다음, 침착하게 주변인물들을 탐색해나가는 방식은 여느 소설과 다를바없으나, 사건과는 별반 상관없는 에피소드들이 여기저기 박혀있어, 정작 .. 2009. 10. 21.
1Q84_1/2 무라카미 하루키 10억원이라는 엄청난 선인세에도 불구하고, 피튀기는 경쟁끝에 문학동네에서 발간된 하루키의 신작 1Q84. 달이 2개가 되는 1Q84년의 세계는 리틀피플이라는 초현실적인 존재로 말미암아 차원을 달리하는 또하나의 현실이 된다. 조지 오웰의 '1984년'에 나오는 빅브라더를 연상시키는 리틀피플이 의미하는 바는 끝까지 구체화되지 않는다.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도 모른다. 다만, 그들과 맞서고자 하는 주인공들의 힘겨운 몸짓만이 남아있을 뿐. '공기번데기'를 통해 순환되는 도터와 마더, 퍼시버와 리시버, 소리를 듣는 자, 리서처 등 주인공들과 대립적인 구도를 이루는 팽팽한 양상은 진실에 다가서기보다는 쉴새없이 순환하다 시간이 되어 속도를 떨어뜨리며 종착역에 다다르는 느낌을 준다. 아무것.. 2009. 9. 15.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 요코미조 세이시 '이누가미 일족'의 강한 임펙트에 취해 연달아 집어든 그의 작품. 범인이 누구인지 감추려는 의도는 알겠지만, 어찌나 등장인물 많은지(게다가 일본 이름은 길기도 하지) 읽는 와중에도 몇 번이고 앞장을 들춰보는 수고를 해야 했다.(더불어, 잠들기전까지 읽는 통에 다음날이면 내용이 가물가물해짐) 이야기는 1947년 보석상 천은당의 직원 10명을 독살하고, 보석을 강탈한 사건으로 시작된다.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츠바키 자작은 무혐의로 풀려난 후 자살하게 되는데, 이후 그의 환영이 곳곳에 나타나고, 그가 연주했던 플루트 곡인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가 그가 살던 저택에 울려퍼지게 되면서 살인범에 대한 의혹과 공포는 점점 커져만 간다. 결말에 다다르기까지 모든 등장인물들이 의심되도록 플롯을 짜는 것도 쉽지 않.. 2009. 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