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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발견254

<시간의 눈금> 이윤기 그러고보니, 그가 쓰거나 번역한 책은 거의 읽어본 적이 없었다. 그 흔한 '그리스 로마 신화'나 '장미의 이름'조차도 안 읽어봤으니, 할 말 다했다. 핑게를 대자면, 그의 문체는 재미가 없다. (시오노 나나미와 비교하면 돌을 맞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녀의 말솜씨가 뛰어난 것만은 사실이지 않은가) 어려운 내용이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하겠지만, 까다롭기로 유명한 프랑스 문학(대표적으로 미셀 투르니에를 예로 들겠다.)을 전담하고 있는 김화영을 보라. 얼마나 아름답고 윤택한 언어를 쓰는지. 이윤기의 글에서는 고집같은 것이 느껴졌고, 난 그것이 부담스러웠다. 그러던 중, 그가 쓴 산문집이 새로 발간되었기에 그나마 가벼운 마음으로 한번 더 도전하게 된 것이다. 1부와 2부로 크게 나누어 개인적 일상사와 여행중 느꼈던 .. 2007. 3. 26.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백년동안의 고독'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10년만에 나온 신작. 90세 생일을 앞둔 주인공이 14세의 소녀를 만나면서부터 느끼게 되는 생의 기쁨과 환희를 시적인 언어로서 그려냈다. 사랑이 깊어감에 따라 고루하기 그지없던 그의 컬럼은 어느사이엔가 연애편지로 둔갑하고, 대중들은 그의 연서에 열광한다. '섹스란 사랑을 얻지 못할때 가지는 위안에 불과하다' 항상 그녀의 몸짓과 체취를 느낄 수 있을만큼 사랑에 빠진 주인공은 통속적인 육체적 관계를 맺지 않고도 무한한 절정을 만끽한다. 동시에 질투의 화염에 휩싸여 스스로를 잿더미로 만들기도 하는 초라한 남자로 전락하기도 한다. 단편보다는 길고, 장편보다는 짧은 글을 출간하기 위해 줄간격을 넓히고 크기를 늘렸건만, 터무니없이 얇다. 그.. 2007. 3. 26.
<공중그네> 오쿠다 히데오 나오키상 수상작인 '공중그네'는 괴짜로 불리우는 이라부라는 정신과의사가 만나는 5인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뾰족한 것만 보면 경기를 일으키는 야쿠자 중간보스, 공중곡예에 실패하는 베테랑 곡예사, 장인의 가발을 벗기고 싶은 충동에 시달리는 정신과 의사, 공을 던지지 못하게 된 3루수 야구선수 그리고, 소재를 재탕하는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여류작가가 바로 그것이다. 이 책에서 묘사되는 이라부는 슬램덩크의 백발코치의 캐릭터를 떠올리게 한다. 엉뚱하고 어린애같은 호기심을 가진 그는 자신을 찾아온 환자들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만화같은 설정과 가벼운 문체로 인해 쉽게 읽혀지는 책. 감동은 없으니 기대금물 2007. 3. 26.
<다이어리> 척 팔라닉 2년만에 나온 척 팔라닉의 신간 를 발견한 순간 '빙고'!!!. 서점가 1위에서 10위를 차지하고 있는 '그래도 살만한 세상. 우리 희망을 가져 보아요~'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이런 식으로도 살 수 있는 거라구. 빌어먹을!!'스타일의 대표적인 작가인 척 팔라닉은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시니컬과 단거리 선수처럼 숨가쁘게 내달리는 전개,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막판 반전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기교를 보여주고 있다. 평화로운 섬 사회 전체가 한 여성을 얼마만큼 잔인하고 철저하게 유린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이 작품은 제목대로 일기 형식을 빌고 있다. 그의 문체에 익숙한 나 조차도 중반부에 이를때까지 도대체 소리를 하는지, 그가 누구인지, 그녀가 누구인지 파악이 되지 않다가, 서서히 밝혀지는 놀랍고 경악스러운 진실에.. 2007.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