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발견251 <사랑의 야찬> 미셀 투르니에 프랑스 지식인들의 위선에 신물이 난 한 인텔리 여성은 정반대로 거칠고 과묵한 뱃사람을 선택하지만, 그 침묵 또한 공허함에 불과했음을 깨닫고 서로 이별하기로 결정한다. 이별의식이 치뤄지는 밤, 손님 19명을 초대하여 그들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밤새 듣게 된 부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프랑스판에는 19편의 단편이 실려있으나, 이 책은 국내에 미발표된 9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품수는 적은데 책은 만들어야겠기에 가끔씩 보여주는 삽화와 한 페이지도 다 채우지 않은(딱, 절반이다.) 레이아웃으로 만들어졌다. 어떻게 보면 본전 생각도 나겠다. 그 중 가장 괜찮은 작품은 복수를 위한 인생을 사는 한 남자에 관한 '불꽃화학제조술'과 대를 이은 피비린내나는 복수를 다룬 '앵거스'이다. 특히, 전작인 '불.. 2007. 3. 26. <이상문학상 수상작>몽고반점 外 10명의 심사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수상한 한강의 은 예술을 빙자하여 처제에 대한 형부의 육욕을 합리화시킨 작품이다. 처제의 몸에 남아있는 몽고반점을 통해 예술적 승화를 열망하는 실패한 아티스트의 어긋난 몸부림은 현대문학의 '몸담론'을 적절하게 표현해냈다는 갈채를 받으며 당당히 수상작에 올랐다. 한정된 밥그릇을 두고, 서로 나눠먹기에 급급하다는 평을 듣고 있는 문학상 부문이다보니, 매년 수상작이 발표될때마다 그 형평성에 대해 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한겨레 문학상 작품들은 꽤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한강의 또 다른 작품인 '아기부처'는 날실과 씨줄이 촘촘하게 짜여진 고운 결을 보여준다. 섬세한 심리묘사와 차분한 전개로 돋보이는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이 공들여 썼음을 느끼게 한다. 이 외의 6작.. 2007. 3. 26.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 와타야 리사 주인공의 사고방식은 제목처럼 항상 심드렁하거나 시니컬하다. 타인이 다가오는 것도, 그들에게 다가가는 것도 두려워하는 소심쟁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항상 안테나를 곧추 세우고 있으면서도 그렇지 않은 척 하려면 시니컬해지는 수밖에 없다. 1984년생. '아쿠타카와상' 최연소 수상자이다. (아쿠타카와는 '라쇼몽'의 작가) 깔끔하고 감각적인 언어, 독특한 화법을 가졌다는 평을 듣고 있는 어린 작가의 두번째 작품이다. (무라카미 류, 요시다 슈이치도 수상한 적이 있다.)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은 지루한 학교생활, 유치하게만 보이는 친구들, 스스로를 가둬버린 주인공은 자기와 마찬가지로 좁은 세계에서 웅크리고 있는 같은 반 남자애를 주시하게 된다. 스토커 수준을 넘어선 연예인에 대한 그.. 2007. 3. 26. <미애와 루이 가족, 45일간의 아프리카 여행> 미애와 루이 미애와 루이, 그리고 몰라보게 훌쩍 커버린 구름과 릴라가 떠난 곳은 아프리카 대륙이다. 이번에도 낡은 버스를 개조해서 여행을 감행한 그들은 용감한걸까, 아니면 무모한걸까. 그동안 이들 가족의 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현재 상해에서 지내고 있는 루이와 이구름(상해 프랑스 학교에 다닌다.), 대학교에서 모델학과 교수로 출강하고 있는 미애는 어느덧 마흔에 들어섰다. 정체된 것을 견디지 못하는 루이 덕분에 그들 가족은 밥먹듯이 생고생을 하지만, 여행을 통해, 자연을 통해 그들이 얻는 값진 경험은 이에 비할바가 아니다. 이전 책에서는 주로 미애의 목소리를 통한 여행기였지만 이번에는 릴라와 구름의 재잘거림도 있다. 치즈김밥이 먹고 싶다고, 빨리 서울에 가고 싶다고 투정부리는 릴라와 귀찮게 하는 동생때문에 화가.. 2007. 3. 26. 이전 1 ··· 32 33 34 35 36 37 38 ··· 6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