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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발견251

<나를 부르는 숲> 빌 브라이슨 여행작가 빌 브라이슨의 '애팔래치아 트레일(AT)' 종주기이다. AT는 미국을 관통하는 등산로로 미개척지의 원시림과 반짝이는 호수 그리고 그곳에 살고 있는 수많은 야생동물들을 품고 있는 대자연의 보고로서 종주기간만 6개월에 달한다. 역대 사고사에 관한 기록(여기에는 저체온증, 곰으로부터의 습격, 타인에 의한 살인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들은 등산에 무지한 작가의 공포심을 극대화시키는데 한 몫을 하지만, 여행을 시작하면서 느끼게 되는 새로운 자유로움과 위대한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을 통해 중독에 가까운 매력을 갖게 된다. 괴짜 동창생과 함께 하는 웃지못할 에피소드들, 각 트레일의 관리 공무원에 대한 단상, 미국 정부의 어처구니없는 산림정책에 대한 일침을 가하고 있는 이 책은 등산을 취미로 하고 있지 않.. 2007. 3. 26.
<독사를 죽였어야 했는데> 야샤르 케말 터키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작가이자 노벨문학상 후보에까지 올랐던 야샤르 케말은 그릇된 전통과 악습에 의해 고통받는 여성, 가난한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재창조해내는 작가이다. 이 책에 실린 두편의 단편은 그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독사를 죽였어야 했는데 납치혼과 명예살인이라는 비이성적이고 잔인하기 그지 없는 악습에 의해 한 여인과 그 아들이 겪는 고통, 그리고 비극적인 종말에 관한 이야기.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었던 에스메는 그녀에게 반한 할릴에게 납치를 당해 결혼을 한 뒤 하산을 낳고나서 어느정도 안정을 찾고 있던 중 예전 애인에 의해 남편이 살해당하고 만다. 시댁쪽 사람들을 비롯한 온 마을 사람들은 에스메의 아들인 하산이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피로서 갚아야 한다는 암묵적인 세뇌를 강요한다. 명예라는 이.. 2007. 3. 26.
일요일들 '퍼레이드' 이후로 잠시 주춤했던 그의 재능이 다시금 빛을 발하는 단편집이다. 일요일을 둘러싸고 움직이는 다양한 인물들을 바라보는 세심한 시선과 함께 교묘하게 각각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에 이르기까지 탄탄하면서도 정교한 구성이 돋보인다. (앞서 읽었던 '7월24일'은 여성의 시선에서 바라본 심리적 치밀함이 놀랍기는 하지만, 왠지 헐거운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5가지 에피소드의 중심은 관계성이다. 부모, 연인 혹은 타인과의 관계를 그려나가면서 서술되는 심리묘사는 폐쇄적이고 일방향성인 에쿠니 가오리의 관계에 비해 훨씬 더 적극적이고 개방적이다. 현실에 적응하지는 못하지만 스스로 원인을 찾아내는 능동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일본 작가들보다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2007. 3. 26.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전집(1-5)>더글라스 애덤스 1978년 6부작 라디오 드라마 시리즈로 시작된 히치하이커는 폭발적인 인기로 인해 TV드라마, 연극, 음반, 컴퓨터게임 심지어 타올(이 시리즈에서 타올은 굉장히 중요한 소품 중 하나이다.)에 이르는 버전으로 확장되었고, 2001년 작가가 사망하기까지 총 5권에 이르는 방대한 시리즈를 일궈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버전은 이 중 1권의 에피소드에 불과하지만, 원작 못지 않은 개성을 갖추고 있다.(비록 단1개의 개봉관에서 상영하는 수모를 겪었을지라도) 작가의 머릿속에 웅크리고 있던 기발한 아이디어들은 기존의 틀을 무시한 채 허락된 방종과 발칙함으로 중무장하고 있다. 어떤 시리즈를 읽어도 무관할 만큼 스토리의 연관성은 그리 높지 않으며, 중간중간에 끼워져 있는 뜬금없는 헛소리(작가는 심각하게 읽지 말라는 친절함.. 2007.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