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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발견254

<이상문학상 수상작>몽고반점 外 10명의 심사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수상한 한강의 은 예술을 빙자하여 처제에 대한 형부의 육욕을 합리화시킨 작품이다. 처제의 몸에 남아있는 몽고반점을 통해 예술적 승화를 열망하는 실패한 아티스트의 어긋난 몸부림은 현대문학의 '몸담론'을 적절하게 표현해냈다는 갈채를 받으며 당당히 수상작에 올랐다. 한정된 밥그릇을 두고, 서로 나눠먹기에 급급하다는 평을 듣고 있는 문학상 부문이다보니, 매년 수상작이 발표될때마다 그 형평성에 대해 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한겨레 문학상 작품들은 꽤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한강의 또 다른 작품인 '아기부처'는 날실과 씨줄이 촘촘하게 짜여진 고운 결을 보여준다. 섬세한 심리묘사와 차분한 전개로 돋보이는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이 공들여 썼음을 느끼게 한다. 이 외의 6작.. 2007. 3. 26.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 와타야 리사 주인공의 사고방식은 제목처럼 항상 심드렁하거나 시니컬하다. 타인이 다가오는 것도, 그들에게 다가가는 것도 두려워하는 소심쟁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항상 안테나를 곧추 세우고 있으면서도 그렇지 않은 척 하려면 시니컬해지는 수밖에 없다. 1984년생. '아쿠타카와상' 최연소 수상자이다. (아쿠타카와는 '라쇼몽'의 작가) 깔끔하고 감각적인 언어, 독특한 화법을 가졌다는 평을 듣고 있는 어린 작가의 두번째 작품이다. (무라카미 류, 요시다 슈이치도 수상한 적이 있다.)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은 지루한 학교생활, 유치하게만 보이는 친구들, 스스로를 가둬버린 주인공은 자기와 마찬가지로 좁은 세계에서 웅크리고 있는 같은 반 남자애를 주시하게 된다. 스토커 수준을 넘어선 연예인에 대한 그.. 2007. 3. 26.
<미애와 루이 가족, 45일간의 아프리카 여행> 미애와 루이 미애와 루이, 그리고 몰라보게 훌쩍 커버린 구름과 릴라가 떠난 곳은 아프리카 대륙이다. 이번에도 낡은 버스를 개조해서 여행을 감행한 그들은 용감한걸까, 아니면 무모한걸까. 그동안 이들 가족의 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현재 상해에서 지내고 있는 루이와 이구름(상해 프랑스 학교에 다닌다.), 대학교에서 모델학과 교수로 출강하고 있는 미애는 어느덧 마흔에 들어섰다. 정체된 것을 견디지 못하는 루이 덕분에 그들 가족은 밥먹듯이 생고생을 하지만, 여행을 통해, 자연을 통해 그들이 얻는 값진 경험은 이에 비할바가 아니다. 이전 책에서는 주로 미애의 목소리를 통한 여행기였지만 이번에는 릴라와 구름의 재잘거림도 있다. 치즈김밥이 먹고 싶다고, 빨리 서울에 가고 싶다고 투정부리는 릴라와 귀찮게 하는 동생때문에 화가.. 2007. 3. 26.
<비밀의 문 1/2> 구효서 주로 서정적인 작품을 쓰는 작가로만 알고 있었던 구효서가 쓴 미스테리 장편소설이다.(한때, 안정효와 구효서를 혼동했었다.) 다빈치코드가 기독교의 '성물(聖物)'을 소재로 했다면, 이 책은 불교의 기원을 뒤엎는 '아육왕상전'이라는 책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작가는 한 청년이 두고간 원고를 출판하게 된 이유를 1인칭 시점으로 서술하고 있다. 때문에 소설이 아닌,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호기심을을 불러 일으키는데 성공했다고 본다. 또한, 친구의 실종을 파헤치는 한 청년의 행적과 함께 불교를 부흥시킨 인도의 아소카왕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를 교차시킴으로써 보다 생생한 느낌과 긴박감을 주고 있다. (굉장히 잔인하고 야한 표현들이 넘쳐난다. 가슴이 서늘해진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전반부의 탄탄했던 구성이 헐거워지면.. 2007.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