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084 <자장가> 척 팔라닉 한번쯤은 상상했을 수도 있는 이야기.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사회악, 인류악을 저지르는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가깝게는 심야의 소음을 만들어내는 얼굴모르는 이웃을 순식간에 없애 버렸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작가는 고대 주문을 통해 이뤄냈다. 유아의 돌연사를 취재하던 중 현장마다 펼쳐져있는 책에서 죽음의 주문을 알게된 주인공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게 된다.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검은 힘을 가진 그가 찾아낸 이는 20년전 아들을 돌연사로 잃은 헬렌. 그녀는 이미 죽음의 주문을 이용해서 국제적인 살인청부업자가 되어 있었지만 그와 함께 죽음의 책을 모두 없애버리는 여행을 떠나게 된다. 단지, 주인공은 반복된 재앙을 없애기 위해, 헬렌은 이 세상을 지배한 뒤 영원한 잠을 자고 있는 아들을 .. 2007. 3. 26. <서바이버> 척 팔라닉 은근슬쩍 척 팔라닉의 매니아가 되어버린 까닭에 신간소식이 나오자 마자 2권이나 덜컥 구입하고 말았다. 그중 하나인 '서바이버'는 전에 나왔던 작품을 수습하여 재발간된 작품. 교과서적인 플롯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생각이 미치는 대로 내갈기는듯 하다가도 어느새 한데 모아져 딱 떨어지는 끝맺음을 맺는 것을 보면 놀랍기 그지없다. 이 작품은 시간 역주행 방식을 취하고 있다. 즉, 현재부터 과거로 진행된다. 사이비 종교집단의 유일한 생존자라고 알려진 주인공과 꿈을 통해 미래의 재난을 맞추는 여자, 그 외 사회복지사, 에이전트, 스스로 죽을 용기도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우울한 상태에서 이 책을 읽는 것은 자제해야 할듯. 다채로운 자살방법과 도구들이 나열된다.) 한 인간이 독립적인 인격체가 아닌, 종교의 .. 2007. 3. 26. <해변의 카프카> 무라카미 하루키 7년만의 작품인 동시에 세계문학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떠들석한 광고문구와 함께 돌아온 하루키는 15세 소년의 눈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가 15세 소년을 주인공으로 정한 이유는 이 시기야말로 아이의 종점이며 어른의 시발점(몸은 어른, 마음은 아이인)인 인간의 원형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다양한 등장인물들은 각각의 범상치 않은 인생을 진행해가다 종국에는 한 지점에서 만나게 된다. 한사람이 주인공이라 할수 없는 스토리를 통해 복잡하지만 한시도 긴장을 늦출수 없는 긴박감으로 인해 상,하로 나뉘어진 장편이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아버지의 끔찍한 저주를 피하기위해 터프한 소년이 되고자 한 주인공이 결국엔 모든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는 설정속에서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누나.. 2007. 3. 26. <레만씨 이야기> 스벤 레게너 책을 선택할 때 작가나 내용도 중요하지만, 손에 착 들어오는 느낌이라든지, 적당한 두께에 반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열린책들'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은 딱딱한 하드보드지의 표지와 함께 손가락 2개를 합친 적당한 두께, 한손에 몰아쥘수 있는 아담한 크기로 인해 컬렉션의 경지에 올라설만 하다. (나의 꿈의 컬렉션은 도스토예프스키 전집이다.) 이 책 또한 그러한 이유로만 선택했지만, 멋진 작품성까지 덧붙여지는 바람에 애장목록에 추가되었다. 때는 통독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 서독에 정착한지 9년째 되는 레만씨는 바텐더다. 새벽 늦게까지 일하고 단잠을 자야만 하는 아침 10시에 어김없이 전화를 걸어 딴소리를 하는 어머니와, 로스트 비프를 둘러싼 언쟁끝에 새로 사귄 여자친구 까트린, 그의 절친한 친구 .. 2007. 3. 26. 이전 1 ··· 482 483 484 485 486 487 488 ··· 5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