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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발견228

북촌방향 홍상수 감독에게 있어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은 조소의 대상인 것만 같다. 다른 이들이 감독님이라는 호칭으로 대해주면, 손사래를 치면서도 예술에 대해 고뇌하는 지식인양 하는 모양새를 있는 힘껏 비웃는다. 교수라는 직업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쉽고 간단한 현상을 정색하며 쓸데없이 어렵게 읊어댄다던가, 호들갑을 떨어대며 대단한 발견인 듯 손박수를 치는 경박스러움을 지켜본다. 이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위치와 존재감을 확인받고자 하면서도, 미용실에서 들춰보는 잡지처럼 금새 망각하는 것을 나름 쿨하다고 여긴다. 관객들은 그들의 얕은 본색을 들춰보며, 비웃고, 안심한다. 그리고, 극장문을 열고 나오며, 움켜쥐고 있었던 불안감, 상처받은 자존심,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신통방통한 점괘를 받아든 이들처럼 홀가분함을 느낀다. 2011. 9. 11.
블라인드 영화를 보는 내내, 어..이거 어디서 본 장면인데. 어..뭐더라..이거이거.. 시나리오는 교과서를 보는 듯, 딱딱 맞아 들어간다. 이쯤이면 나올거야. 저기에서 기다리겠지. 예상대로 영화는 진행된다. but, 동생 죽음에 대해 느끼는 죄책감은 그렇다치고, 맹인견의 비장한 죽음은 솔직히 억지스럽다. (전세계인들은 리트리버 종에게 약하다. 게다가 맹인견일 경우에는 더더욱) 멀티플레이어 범인에 대해 언급하자면, 낙태전문의로 이름을 날렸다는 그가 왜 여자들을 납치하게 되었는가. 향정신성약품 불법투여와 성추행으로 감옥에 다녀온 뒤 완전 삐뚤어져서? 사이코패스니까? 그런데, 강력계 형사와 비등하게 싸울 정도로 격투실력도 상당하고, 게다가 총도 잘 쏜다. 그런데 푸조에 모범택시 캡 얹어놓고 영업한다는게 말이 되나? 그.. 2011. 8. 13.
최종병기 활 지구는 미국이 구하고. 조선은 박해일이 구하는구나. 발연기 논란의 중심인 문채원은 이 영화에서도 그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박해일 눈동자는 왜 저리 크고 까만 것일까. 서클렌즈를 낀 것인가. 유승룡이 이끄는 만주족 부대원들의 찡한 전우애가 웬말인가 싶지만, 있다. 박해일은 영화 내내 죽어라 뛰고, 도망가고, 활쏘느라 애썼다. 2011. 8. 12.
캐러비안의 해적-낯선 조류 출연: 위 사진속의 인물들. 1년에 한 편씩 나오는 시리즈물을 보러 가기 전 이전 시리즈 되새김질은 필수이다. (캐러비안의 해적의 경우는 스타워즈나 매트릭스 정도의 수준으로 복잡하지는 않지만) 여튼, 엄청난 돈을 들여 만든 블록버스터급은 극장에서 봐주는 것이 진리라는 생각을 갖고 있고, 1,2,3편 미리 다운로드받아 예습하려 했으나, 갑자기, 하지만 운좋게 개봉당일 시사회권이 생겨 즐거운 마음으로 극장으로 향하려 했는데. 그랬는데. 전날 심한 몸살이 시작되었고, 당일은 올해들어 여름 장마철 마냥 최고로 습습했고, 시사회 장소는 집에서 한시간 반 거리인 코엑스였고, 그러나, 이미 K에게 같이 가자고 말해버린 뒤였고, 그애는 너무너무 좋아하며 설레어했고, 해서 혼자 가라거나, 아는 애랑 가라는 말은 차마 할.. 2011. 5.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