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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발견228

황해-이해가 안된다. 이 영화. '악마를 보았다'가 인간 본연의 양심을 거스르는 폭력(최민식 아저씨가 불쌍하다 싶을 정도)때문에 불편했다면, 이 영화는 앞뒤 사방으로 막막한 주인공을 통해 답답한 현실을 헤쳐나가는 방법은 무자비한 폭력뿐임을 보여준다. 한국으로 아내를 보내기 위해 빚진 천만원을 갚을 능력도 없는 주제에 밤마다 마작으로 한방을 노리는 하정우에게 사람을 죽이고 오면 모든 빚을 탕감해주겠다고 제안하는 면정학의 카드는 거절하기 어려운 선택이었을 것이다. 전문킬러도 아닌 하정우에게 그런 임무를 맡긴 면정학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잘하고 오면 장땡, 실패하면 그냥 버리는 카드 정도일까. '추격자'의 경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시나리오의 힘도 컸지만, 쫒고 쫒기는 두 배우의 클로즈업을 통해 관객의 몰입에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여겨지는데.. 2010. 12. 27.
토일렛 감독 : 오기가미 나오코 카모메식당, 안경 등을 연출한 오기가미 나오코의 토일렛을 봤다. 몇 안되는 개봉관임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대학로 CGV의 단촐한 상영관이 있어 한적한 가운데 즐길 수 있었다. 이 영화의 주제는 '가족애'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일본인 할머니와 제각각인 3남매가 점점 가까워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먼지하나 없는 깔끔한 화면, 예쁜 가구, 적당한 정적, 전형적이지 않은 기승전결과 은근한 유머가 어우러진 영화. 그 흔한 악인이 없고, 복수와 질투도 없으며, 크나큰 사건 없이 잔잔하게 이어나가는 영화를 따라가다보면 서해 어디선가 포격이 울려대고, 전투기가 날아다니는 현실은 먼나라 이야기인 것만 같다.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대하면, 그것도 다름아닌 가족의 눈을 바라보며, 절실한 마음을 .. 2010. 12. 26.
초능력자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궁금했던 점은 강동원, 고수는 왜 이 영화에 출연할 결심을 한 것일까. 시놉시스를 봤을 때는 이거 정말 참신하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일까. 게다가 서로(강동원은 고수를, 고수는 강동원을)를 믿는 구석도 있었던걸까.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우치'로 얻은 호감, '초능력자'로 몽땅 날려먹게 생겼다. 스타가 나온다고 해서 대박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유재석이 출연한다고 해서 런닝맨이 무한도전처럼 될 수없다는 것에서도 증명되지 않았던가. 스타와 연출력이 정확히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가 주는 시사점은 문제아는 부모가 만든다는 것이다. 강동원이 분한 초인도 그렇다.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간과하고, 그냥 눈깔을 확 뽑아버리면 되지.식의.. 2010. 11. 10.
엘 시크레토 참혹한 강간살인이 발생한다. 범인은 잡히지 않은 채 사건은 미결인 채로 종결된다. 사건담당자였던 벤자민은 피해자의 남편이 보여준 사진첩에서 범인에 대한 실마리를 찾게 되고, 결국, 범인을 검거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게릴라 소탕에 협조했다는 이유만으로 범인은 풀려나고, 벤자민과 그가 사랑한 여검사 이레네마저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되어 도망치듯 도시를 떠나게 되는 벤자민. 25년 후 다시 돌아온 벤자민은 이 사건을 소설로 쓰고 싶다며 이레네를 찾는다. 이 영화의 결말은 중반 무렵에 이르게 되면 대충 짐작이 되는 스토리이고, 이 영화를 보며 감탄했던 것은 과거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소박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화면들, 절묘한 카메라 앵글, 각 인물들을 비추는 자연광에 흡사한 조명효과이다. 어떤 필름을 썼는지 몰라도 .. 2010. 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