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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발견227

제인 오스틴 북클럽 책 좀 읽는다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책을 읽지 않는 이들을 무조건 무시한다는 점이다. 쭉쭉빵빵 모델들이 자랑스럽게 잡지 한 권을 다 읽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은근한 경멸을 감추지 않기도 한다. 도서관이나 대여점에서 빌려보는 이들 또한 이들이 경시하는 대상 중 하나이다. 예쁘게 포장된 하드커버지에 큼직한 활자로 채워진 출퇴근 용 베스트셀러를 읽는 이들을 보며, 차라리 신문을 읽어라.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나 또한 이런 부류 중의 하나였다. 그렇다. 그랬었다. 제인 오스틴 북클럽은 제인 오스틴을 숭배하는 이들로 구성된 토론클럽이다.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생겨 이혼한 중년의 도서관 사서와 레즈비언 딸, 결혼 경력 6번의 생기발랄한 할머니, 개 브리더를 하는 중년의 미혼여성, 공상과학소설을 좋아하는 벤처.. 2008. 2. 11.
에반게리온 서 TV판을 비롯하여, 극장판 2편을 예습하고 갔건만, 전혀 새로울 것없는 스토리였건만 영화 초반부에서부터 자막이 올라갈 때까지 숨조차 크게 쉬지 못하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3D효과로 보다 화사하고 선명해진 화면만은 아니었다. 성인 관객들은 지난 10여년간 몰입의 대상을 찾지 못한 채 픽사나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나마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었다. 아이들과 나란히 앉아 그들의 부모들이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스토리를 함께 들어야만 했었고, 그래 착한 사람은 언제나 행복해지는 거야, 나쁜 일을 하면 벌을 받아요.라는 도덕교과서적인 결말에 불편한 한숨을 내쉬어야만 했다. 그러나, 아들이 악을 쓰건 말건, 에바에 밀어넣는 아버지, 온몸을 붕대로 칭칭 감아도 S라인이 작렬하는 여주인공, 항상 쥐어 터지다가 끝내 이성을 잃.. 2008. 1. 27.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출연: 조니 뎁. 헬레나 본햄 카터(이 영화를 찍을 때 그녀는 팀 버튼의 두번째 아이를 임신중이었다.), 알란 릭맨(어디서 봤더라.했더니 스네이프 교수였네.). 가위손에서부터 총 6편의 작품(에드우드, 슬리피 할로우, 찰리와 초컬릿공장, 유령신부, 그리고 스위니 토드)을 함께한 그들의 콤비네이션은 성공적이었다. 는 스위니 토드 개봉에 앞서 인터뷰한 뒤 기묘한 이미지와 마이너리터의 정서면에서 잘 맞는 조합인 이들을 '고딕듀오'라는 표현을 썼다. 감독과 배우의 관계이면서도, 서로에게 독특한 영감과 자극을 선사한다는 면에서 앞으로도 영원히 함께 할 듯하다. 팀 버튼이 조니 뎁에게 쓴 편지에서 묻는다. '우리는 왜 인기가 좋을까?' 컬트적인 흥미를 자극하면서도 묘하게 대중적인 이들의 영화는 개봉 전부터 많은 이.. 2008. 1. 20.
아메리칸 갱스터 감독: 리들리 스콧(글라디에이터, 델마와 루이스) 배우: 덴젤 워싱턴, 러셀 크로우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당시, 군인들 뿐만 아니라 미국인들 대부분이 팔뚝에 주사바늘을 꽂아 넣기 바빴고, 마약시장을 둘러싼 각 국의 마피아들뿐만 아니라, 이들에게 뇌물을 받는 경찰들까지 더하면, 전국민이 마약에 죽고 사는 시기였었다. 할렘가의 마약대부였던 보스가 죽자, 그의 충복이었던 덴젤 워싱턴은 품질좋고 가격이 싼 태국에서 코카인을 직접 공수해오는 대담한 수법으로 순식간에 마약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불량한 가장이기는 하지만, 뇌물을 밥먹듯이 받는 동료들과는 달랐던 러셀 크로우는 마약단속반을 맡게 되면서, 마약시장의 배후 인물로서 덴젤 워싱턴을 주목하게 된다. 쫒고 쫒기는 추척 끝에 서로 마주하게 된 두 주인공은 사이좋.. 2008.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