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의 발견225

1408 감독: 미카엘 하프스트롬 배우: 존 쿠삭, 사무엘 잭슨 이제 왠만한 공포영화는 가볍게 비웃을 수 있는 경지에 이른 까닭에, 스티븐 킹 원작의 밀실공포 영화인 '1408'을 보러 가는 기분은 룰루랄라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근에 영화를 보며 딴 생각을 하던 버릇을 말끔히 고쳐준 진정한 '정신적 액션'영화였다. 유령이 나오는 장소만을 골라 별점을 매기는 작가 존 쿠삭은 1408호에 들어가지 말라는 엽서를 받고, 전화를 걸어 그 방을 예약하려 하지만, 단번에 거절을 당한다. 오기가 생긴 그는 곧바로 뉴욕의 돌핀호텔로 달려가 호텔 지배인인 사무엘 잭슨을 만나 그간 호텔에서 죽어나간 사람들에 대한 자료를 넘겨 받는다. 절대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말은 들어가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주문이다. 객실에 들어서자마자,.. 2007. 8. 5.
디센트 대부분의 헐리우드 공포물은 난도질로 시작해서 나이아가라처럼 피를 뒤집어쓰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있는 반면, 이 영화는 인간관계 그 자체에 대한 증오와 배신, 그리고 문명과 완벽하게 분리된 공간, 그것도 한줄기 빛조차 스치지 않는 지하동굴이 주는 폐쇄적 공포에 맞서는 여성들이 주인공이다. 여기에 인육을 먹어치우는 퇴화된 생물체들까지 더해지니 공포영화가 차린 밥상치고는 꽤 신선하다. 게다가 마지막 반전이 주는 톡쏘는 아찔함이라니. 이 영화는 암벽등반이나 동굴탐험같은 취미는 절대 갖지말 것이며, 그것을 취미로 하는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말아야 한다는 소중한 교훈을 준다. p.s: 동굴속의 괴생명체들은 언제부터 그곳에서 살고 있었던 걸까. 오래전 동굴탐험을 왔었던 일행들이 갇히게 된 후 자체 퇴행을 거듭한 것일까... 2007. 7. 25.
밀양[Secret Sunshine] 감독: 이창동 배우: 전도연, 송강호 외 연극배우 출신 조연들 밀양은 죽은 남편의 고향이었고, 예전부터 밀양에서 살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었기에, 이참에 아예 살려고 내려왔다는 신애의 말은 밀양주민들에게는 그리 인상적이지 않다. 그들의 눈에 비친 신애는 그저 남편없는 과부일뿐이다. 지방 소도시에서 무슨 회장이니, 위원회장이니 하는 직함이 왜 중요하냐며, 속물들이라 비웃으면서도 주변 땅을 보러 다니고, 이런 사실을 공공연히 떠들고 다니는 신애의 심정은 여자 혼자 사는 것에 대한 타인들의 시선을 의식한 것에 기인한다. 이 영화는 용서에 관한 간극에 대해 다루고 있다. 기독교적인 시선에서 바라 본 용서는 주님이 주체자다. 소리내어 통곡할 수 있는 공간과 정신적 위안을 준 종교라 할지라도 슬픔으로 가슴 한 켠.. 2007. 6. 4.
캐러비안의 해적3-세상의 끝에서 감독: 고어 버빈스키 출연: 겁나 멋진 조니 뎁. 불쌍하게 나온 주윤발, 주걱턱 키이라 나이틀리, 겉멋든 올랜도 볼룸 외 낙지 아저씨, 눈깔아저씨 등 2편을 볼 당시 전편을 보지 않으면 절대 이해할 수 없다는 경고를 무시했다가, 개피를 봤던 나로서는 금번 3편을 대비하는 자세가 엄숙하고도 진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조니 뎁이 왜 죽었지? 왜 다들 조니 뎁을 구하러 가는거지? 낙지맨의 심장이 어떻게 됐더라? 등의 의문을 갖고 인트로 화면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 어차피 반 이상은 조니 뎁을 보며 감탄하기 위해서니 깊은 감동은 일단 접어두기로 하자. 우선, 100만불짜리 미소를 흩뿌리던 나의 완소남 주윤발을 그토록 처참한 몰골로 출연하게 하다니, 감독 이하 모든 제작진에게.. 2007.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