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의 발견254

언제 들어도 좋은 말 - 이석원 낯가림 심하고, 생각도 많고, 한번에 두가지를 못하는.. 참으로 까탈스러운 성정이 느껴진다. 그래, 오늘 죽도록 우울해져보자 싶은 날은 언니네이발관을 듣고, 그래도 괜찮은 날도 있겠지.싶은 날에는 루시드폴을 들으며 위안을 삼았었다. 마흔을 넘어서도 진정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몰라 당혹스럽고, 밥벌이의 고통에 몸부림치다가도 어느날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사랑에 빠져있고. 그는 항상 혼란스럽고, 머릿속에는 회색 물음표가 한가득이다. 산문집이라 칭했으니 실제 이야기일텐데 별명은 올리브요, 이름은 김정희라는 여인네는 이 책을 읽으면 참으로 곤혹스러울 수도 있겠다. 싶다. 아주 오래전에 '보통의 존재'를 읽었지만, 진정으로 손톱만큼도 생각이 나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다시 읽고 싶어졌다. 그의 첫 소설집 .. 2016. 8. 26.
낯선 침대 위에 부는 바람 -김얀 지인 중에 정말 자유로운 영혼이 있다. 떠나고 싶을 때 담날 바로 비행기를 타고, 뜬금없이 필리핀에서 2주 어학연수를 받고, 내년에는 영국유학을 가겠다며 어학원을 알아보는 등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인물이다. 그런 그녀와 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 정말이지 몇 번이고 머리채를 잡고 싶었는지 모른다. 간단히 말해서 그녀는 그냥 자기 하고 싶은대로 했다. 자기 자신만 중요했다. 타인의 상황이나 기분 같은 것은 모래알만큼도 중요하지 않았다. 문제는 자신이 타인에게 얼마나 피해를 주고 있는지, 불편하게 하는지 전혀 모른다는 점이고, 설사 안다고 해도 고칠 생각이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에게 느낀 것은 지인에게서 겪었던 불편함이다. 선입견일 수도 있고, 너무 일방적인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대중을 .. 2016. 8. 23.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 이기호 어쩐지 자신이 원고지가 아닌 삶 속에서 소설을 쓰고 있는 기분이었다네. 서문에서 썼듯이 우리가 매일 접하고 느끼는 일상의 단편 30개를 엮은 책이다. 심각한 것도 있고 어이없거나 서글픈 것도 있다. 피식.웃음이 나기도 하고, 하아.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짧다고 해서 글쓰는 것이 쉽다고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짧은 글 속에 기승전결을 담아야 하니 더 어려울 수도 있다고 본다. 훌훌 넘기기 쉽고, 기억에 선명하게 남지도 않지만, 사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고 슬프구나.라는 느낌만은 남는 책이다. 2016. 7. 16.
그랜드마더스 - 도리스 레싱 '다섯째 아이'로 처음 접했던 도리스 레싱의 마지막 작품집이다. (다섯째 아이는 정말 강추하는 작품. 케빈에 대하여.와 약간 비슷한 이야기인데, 나의 아이가 항상 천사 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4개의 단편으로 엮어져 있는데, 그랜드마더스 같은 경우 투마더스.라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그랜드마더스 어렸을 적부터 함께 자라온 두 여자가 있다. 둘 다 친구의 십대 아들과 각각 사랑에 빠진다는, 좀 싫은 스토리지만, 작가가 주로 다루는 주제가 인생 전체를 아우르다 보면 중요하다 싶은 것은 사랑이지 싶다.는 (뜨거운 사랑이 아닌, 뭉근하게 끓여내는 곰탕같은) 것이기에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 이들은 이런 감정을 가지고 이런 사랑을 했구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 면에서 보면,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과의.. 2016. 7.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