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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발견251

호텔 아이리스 [오가와 요코] SM의 최고봉이라 일컬어지는 무라카미 류에 비하면 소프트한 수준이지만, 어쨌든 이 책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되지 않는 SM을 중심에 두고 있다. 자신의 눈앞에서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목숨을 잃은 아내와 한순간 아내 대신 조카의 죽음을 선택했던 것에 대한 죄책감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그에 대한 분출을 왜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여자애한테 하고 지랄이얏!! 어른이 괜히 어른이야? 나잇살이나 먹었다는 사람이 말야, 앞뒤도 구분못하고서는 말야, 변태도 그런 변태가 없어요, 아니, 실컷 이상한 짓 해놓고, 이쁘다느니, 미안하다느니 씨부렁대고 말야, 차라리 처음부터 끝까지 두들겨 패던지, 아주 진상중에서도 개진상이예요. (...이런... 나도 모르게 흥분해버렸다. 진정.진정) 어쨌든, 오가와 요코는 '박사가 사랑한 수.. 2007. 5. 20.
[Book] 길위의 생 - 나쓰메 소세키 '길위의 생'은 나쓰메 소세키의 자전적 소설로서 영국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주인공이 겪는 일상의 고단함과 주변인들과의 불편한 관계에 대한 작가의 느낌 세밀한 심리묘사와 함께 풀어내고 있다. 어렸을 적 잠시 겐조를 맡아 길러주었던 양부는 겐조가 직접 쓴 증서를 빌미로 돈을 뜯어내려 한다. 병든 누이와 뻔뻔스럽기 그지없는 매형또한 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인물들 중 하나다. 아내와도 사이가 좋지 않은 겐조는 그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마치 그를 괴롭히기 위해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일본의 대표적 사소설 작가답게 뚜렷한 사건의 진행보다는 치밀하고 꼼꼼한 심적 진술이 뛰어난 작품이다. 인간의 삶은 미완의 길이며, 작가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이러한 결말없는 생의 한 가운데 놓여 있다는 큰 줄기를 밑바탕으로 .. 2007. 4. 3.
[살인의 해석] 제드 러벤펠드 1909년, 프로이트는 클라크대학에서 수여하는 명예박사 학위와 기념강연을 위해 융을 포함한 제자들과 함께 뉴욕에 도착한다. 주인공인 스트래섬 영거박사는 세익스피어에 심취한 의학도로서 프로이트 이론을 접한 이후, 그의 열렬한 추종자가 되었다. 프로이트를 만나게 된 영거는 같은 시기에 최근 발생한 피습사건 피의자의 정신분석을 맡게 된다. 미궁에 빠진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정신분석학의 대가가 제시한 실마리는 사건의 중요한 단서가 됨과 동시에 영거 자신이 굳게 믿고 있었던 가치관 전체가 흔들리게 되는 계기가 된다. 햄릿의 'To be or not to be'에 대한 재해석은 실재와 가장 사이의 혼란에서 야기된 것이며, 프로이트와 세익스피어는 그 모순 사이에 인간의 본질을 간파한 심리학자로서 묘사된다. 작가는 책을.. 2007. 3. 26.
도쿄타워 4월 개봉하는 동명의 영화에 오다기리 조가 출연한다는 사실 외에는 몰랐던 와중에 사내 직원이 구입한 것을 보고, 먼저 읽겠다며 빌려왔다. (그때, 사은품으로 함께 딸려온 퍼즐이 얼마전 눈깔빠지게 맞췄던 그 것이다. 그 퍼즐도 뺏어 온 것임) 재밌다기 보다는 빨리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에 졸린 눈을 치켜뜨며 조금씩 읽어 나갔지만, 어린 시절 주인공이 엄마와 함께 이렇게 고생했다, 저렇게 살았다.식의 스토리여서, 단순한 과거회상 위주의 소설로만 생각했었다. 그러던 중 한꺼번에 몰아 잔 덕분에 멀뚱멀뚱 밤을 새기가 뭐해 오늘밤에는 다 읽어버려야지.싶어 읽기 시작했다가 크나큰 봉변을 당하고 말았다. 철저하게 제멋대로이고 꿋꿋하게 마이페이스대로 사는 남편과 떨어져 아들과 함께 살아온 엄마는 항상 웃는 얼굴을 보여주.. 2007.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