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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발견254

[Book] 길위의 생 - 나쓰메 소세키 '길위의 생'은 나쓰메 소세키의 자전적 소설로서 영국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주인공이 겪는 일상의 고단함과 주변인들과의 불편한 관계에 대한 작가의 느낌 세밀한 심리묘사와 함께 풀어내고 있다. 어렸을 적 잠시 겐조를 맡아 길러주었던 양부는 겐조가 직접 쓴 증서를 빌미로 돈을 뜯어내려 한다. 병든 누이와 뻔뻔스럽기 그지없는 매형또한 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인물들 중 하나다. 아내와도 사이가 좋지 않은 겐조는 그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마치 그를 괴롭히기 위해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일본의 대표적 사소설 작가답게 뚜렷한 사건의 진행보다는 치밀하고 꼼꼼한 심적 진술이 뛰어난 작품이다. 인간의 삶은 미완의 길이며, 작가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이러한 결말없는 생의 한 가운데 놓여 있다는 큰 줄기를 밑바탕으로 .. 2007. 4. 3.
[살인의 해석] 제드 러벤펠드 1909년, 프로이트는 클라크대학에서 수여하는 명예박사 학위와 기념강연을 위해 융을 포함한 제자들과 함께 뉴욕에 도착한다. 주인공인 스트래섬 영거박사는 세익스피어에 심취한 의학도로서 프로이트 이론을 접한 이후, 그의 열렬한 추종자가 되었다. 프로이트를 만나게 된 영거는 같은 시기에 최근 발생한 피습사건 피의자의 정신분석을 맡게 된다. 미궁에 빠진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정신분석학의 대가가 제시한 실마리는 사건의 중요한 단서가 됨과 동시에 영거 자신이 굳게 믿고 있었던 가치관 전체가 흔들리게 되는 계기가 된다. 햄릿의 'To be or not to be'에 대한 재해석은 실재와 가장 사이의 혼란에서 야기된 것이며, 프로이트와 세익스피어는 그 모순 사이에 인간의 본질을 간파한 심리학자로서 묘사된다. 작가는 책을.. 2007. 3. 26.
도쿄타워 4월 개봉하는 동명의 영화에 오다기리 조가 출연한다는 사실 외에는 몰랐던 와중에 사내 직원이 구입한 것을 보고, 먼저 읽겠다며 빌려왔다. (그때, 사은품으로 함께 딸려온 퍼즐이 얼마전 눈깔빠지게 맞췄던 그 것이다. 그 퍼즐도 뺏어 온 것임) 재밌다기 보다는 빨리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에 졸린 눈을 치켜뜨며 조금씩 읽어 나갔지만, 어린 시절 주인공이 엄마와 함께 이렇게 고생했다, 저렇게 살았다.식의 스토리여서, 단순한 과거회상 위주의 소설로만 생각했었다. 그러던 중 한꺼번에 몰아 잔 덕분에 멀뚱멀뚱 밤을 새기가 뭐해 오늘밤에는 다 읽어버려야지.싶어 읽기 시작했다가 크나큰 봉변을 당하고 말았다. 철저하게 제멋대로이고 꿋꿋하게 마이페이스대로 사는 남편과 떨어져 아들과 함께 살아온 엄마는 항상 웃는 얼굴을 보여주.. 2007. 3. 26.
[꽃밥] 슈카와 미나토 도대체 일본의 '나오키'상은 몇 명의 작가에게 주는 것일까. 서점에 나와 있는 일본소설의 절반 이상은 나오키상 수상작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자주 눈에 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각종 문학상 수상집이 난무하는 통에 그 희소가치가 떨어진지 오래지만, 국내에서 일본문학은 해당되지 않는 듯하다. 물론, 나오키상이라는 타이틀만으로 책을 구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출판사들은 그런 점을 노려 별개의 종이로 테를 둘러 선전하는 것일까. 이 책 또한 나오키상 수상작이지만, 특이한 점은 호러소설이라는 것. 꽃밥, 도까비의 밤, 요정 생물, 참 묘한 세상, 오쿠린바, 얼음 나비 등 6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생을 기억하는 여동생, 지붕위를 뛰어 다니는 친구의 영혼, 정체불명.. 2007.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