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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발견251

우울한 코브 마을의 모두 괜찮은 결말 - 크리스토퍼 무어 휴가철이 끝나는 9월이 되면 코브마을 주민들은 관광객을 향한 가식적인 웃음을 더 이상 짓지 않아도 된다. 오늘이 어제같고, 내일도 별 일 없을 것 같은 코브마을에 자살사건이 발생한다. 정식 경찰은 아니지만, '홍반장'과 다름없이 마을의 모든 자질구레한 일을 처리하는 대마중독자 시오, 시골에서 살고 싶다는 남편을 따라 코브마을에 왔다가 바람난 남편과 이혼하고, 습관적으로 환자들에게 우울증 약을 처방하면서 사는 시니컬한 정신과의사, 세상 물정 모르는 생물학자, 마을 주민들이 우울할 수록 신이 나는 술집여주인, 브루스의 정신을 외치며 술집에서 노래부르는 흑인가수, 코브마을의 풍경을 그리며 사는 여화가, 한때 B급 섹시여배우였지만, 지금은 트레일러에서 사는 미친 여자 배우 등 어떻게보면 제대로 된 인물이 하나도.. 2010. 10. 30.
빅 픽처 - 더글라스 케네디 1/2 지점까지는 좋았다. 주인공이 왜 불행하게 느끼는지, 왜 이런 상황이 됐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도하고, 실패하고, 다시 부딪히고. 자신의 불행을 남편에게 미루는 와이프가 죽일 년이네 싶고, 바람피운 옆집 남자가 주인공에게 살해당했을 때도 그 놈 죽을 짓 했다 싶었다. 즉, 충분히 독자의 공감을 얻을 만 했다. 호흡도 빨랐고, 늘어지는 부분도 없었다. 과거와 현재를 재빠르게 오가는 순발력도 뛰어났다. 문제는 그의 죽음을 위장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감정스프는 치즈가락처럼 찐득거리기 시작한다. 죽을 준비를 위해 쇼핑몰 갔다가 우비사고, 삽사고 그러다가 아들 생각나서 울다가, 다시 차 옮겨놓고 모텔가서 눈 붙이다 또 아들 생각나서 울고, 징징징징.. 죽음을 위장한 뒤, 정처없이 떠도는데 쓸데.. 2010. 9. 13.
일년 동안의 과부 상.하 / 존 어빙 4살짜리 루스가 39세 엄마 매리언과 16세 소년 에디와의 섹스장면을 목격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루스가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엄마의 나이가 될 때까지의 긴 여정을 다루고 있다. 매리언과의 섹스를 소재로 한 글을 쓰는 작가가 된 에디, 훨씬 더 성공적인 작가가 된 루스, 평생 난봉질을 하다 종국엔 딸의 친구와도 관계를 맺은 뒤 자살하는 아버지 테드, 죽은 두 아들의 추억을 평생 가슴에 묻은 채 얼굴없는 작가가 된 매리언. 그들의 만남과 헤어짐을 큰 틀로 놓고, 크고 작은 이슈들이 쉼없이 파고든다. 거침없고 지나치리만큼 솔직하지만,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는 세밀함, 나무만 보는 것 같지만, 종내는 큰 숲을 염두에 두고 조금씩 확대시켜나갔음을 알 수 있는 존 어빙의 섹스+스릴+가족애 짬뽕소설. 읽어보.. 2010. 6. 4.
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사무소 - 더글러스 애덤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읽어보지 않은 이라면(대부분 그런편이지만 영화보다는 원작이 백만배 재밌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 정도로 그의 위트와 상상력은 뛰어나다. (우울증 걸린 로봇 멜빈은 정말이지 너무 사랑스럽다.) 이후로 그의 작품을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최근 '영혼의 길고 암울한 티타임'이 발간되어 부랴부랴 도서관에 달려갔으나 이미 대출이 된 상태였고, 다행히 그 전작에 해당되는 위 작품을 손에 넣게 되었다. (성북구 도서관은 어찌나 책을 잘 구입해주시는지, 대부분은 대출해서 보는 요즘이다. 그러나, 최근 지원금이 줄었다는 비보를 접하고 조만간 구청 홈페이지에 가서 적극적인 건의를 할 생각이다.) 기인에 가까운 인물들과 타임머신, 우주인, 로봇 등 그가 다루는 등장인물들은 여.. 2010. 3.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