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084 애쓴다는 것 원래라면 야근을 했어야 하는 월요일이었다. 회사 앞에 오겠다는 그에게 일때문에 늦을 것 같다고 넌지시 말하니 대번에 상한 기색을 드러낸다. 하는 수 없이 대충 마무리하고 사무실을 나서는데 뭔가 찜찜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저만치 앉아 있는 그의 모습을 보자 순식간에 기분이 좋아졌다. 갈치조림을 먹고 싶었지만, 빵을 먹자는 그의 말에 순순히 동의했다. 이미 커피를 마신 뒤여서 편의점 2층에 앉아 라면에 빵을 먹었다. 그의 집에 가서 편하게 먹고 싶은데, 늦게 다시 돌아가야 하는 나때문에 맘이 불편해서 싫다고 한다. 그러니까 빨리 결혼하자구.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꾹 참았다. 2019. 7. 15. 줄이고 늘리다 TV보는 시간을 줄인 만큼 책을 보는 시간을 늘리자. 이번 일이 끝나면 다음 일이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일용직으로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준비해야 하는건 사실이다. 허투루 보내는 시간을 줄이고 생산성을 늘리자.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같지만 내 마음을 호수로 만들어주는 명상은 빼먹지 말자. 화나는 것을 줄이고, 들어주는 시간을 늘리자. 쓸데 없는 말은 줄이고 핵심만 말하자. 2019. 7. 14. 이유를 묻는다 결혼하고 싶은 이유를 묻는 내게 나는 우리 사이를 인정받고 싶고 안정을 찾고 싶다고 대답했다. 말하고 보니 나도 모르고 있었던 이유였다. 그럼 지금 불안해? 응. 내가 떠날까봐? 아니. 그런 일은 없을거라는건 아는데, 뭔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엉뚱한 곳만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아. 시간만 흘러 가는 것 같고, 맘이 조급해져. 결혼을 하면 안좋은 일만 있을거라는 그의 말에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가 없었다. 그냥 그렇게 잠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버스가 도착했고, 아주 짧은 순간 그의 눈을 바라봤다. 무슨 감정이 담겨져 있었을까. 그런 눈빛으로 보지 마. 웃는 그에게 손을 흔들었다. 2019. 7. 14. 정이 무섭구나 그와 다툰 후 2주만에 다시 만났다. 많이 야윈 나와는 달리 두툼하게 살이 오른 그를 보았을 때 어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좋은건 감출 수 없어 저절로 웃음이 새어 나왔다. 말끝마다 송곳처럼 뾰족거리던 그도 점점 편해보였다. 5년이라는 시간의 힘이란게 무섭구나. 아무리 가열차게 싸워도 헤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화가 나긴 하지만 그래도 어쩌겠어. 넘어가야지.라는 맘이 있다. 정이라는게 무섭구나. 2019. 7. 13. 이전 1 ··· 96 97 98 99 100 101 102 ··· 521 다음